은혜의 말씀

17-04-09 07:08

영원한 기념(사순절 제 3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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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6장 1-16절

(26:1) 예수께서 이 말씀을 다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26:2) 너희가 아는 바와 같이 이틀이 지나면 유월절이라 인자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리라 하시더라
(26:3) 그 때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가야바라 하는 대제사장의 관정에 모여
(26:4)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이려고 의논하되
(26:5) 말하기를 민란이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하지 말자 하더라
(26:6)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26:7)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26:8) 제자들이 보고 분개하여 이르되 무슨 의도로 이것을 허비하느냐
(26:9)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
(26:10) 예수께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26:11)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26:12)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례를 위하여 함이니라
(26:13)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26:14) 그 때에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26:15)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 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26:16) 그가 그 때부터 예수를 넘겨 줄 기회를 찾더라


오늘 말씀에는 세가지의 장면이 나옵니다.
1. 예수님께서 십자가 예언을 하실 때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관정에 모여 흉계를 꾸미는 장면.
2, 베다니에서 한 여인이 향유 옥합을 깨트려 주님께 기름을 붇는 장면.
3. 가룟유다가 은 삼십을 받고 예수님을 넘겨 줄 기회를 찾는다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들은 그리스도께서 그 사명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절정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단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때의 일입니다.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약 4Km 지점에 있는 곳으로 시몬의 집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방문하실 때 거처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는 나병 환자였는데 일찍이 주님께서 치료해 주셨고, 그 당시 제자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때에 익명의 한 여인이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와서 식사하시는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이 향유는 나무에서 나온 수액으로 만들어진 기름이나 고약으로서 진한 향취를 내뿜는 방향제를 말합니다. 마가는 이거슬 나드라고 하였는데 이 나드는 인도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의 뿌리에서 얻는 감송 향유를 가리키며 강한 휘발성의 향취가 납니다. 이 향유는 옥합에 담겨져 유통되었습니다. 보통 향유를 담은 이 병은 인봉되어 있었으므로 그 향유를 사용할 때는 주둥이를 깨뜨려야 합니다. 이러한 향유 옥합은 매우 비싸고 희소하여 귀인들에게나 드리는 선물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것을 화폐 가치로 따지면 약 300데나리온, 즉 노동자 한명이 일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엄청난 액수였습니다. 그만큼 자신에게 소중하고 귀한 것을 주님에게 드린 것입니다. 

그 여인은 옥합의 주둥이 부분을 깨어 아낌없이 주님께 전부 부은 것 같습니다. 주님이 내 몸에 향유를 부었다고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머리에서 몸으로 흘려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그 당시 귀한 손님에게 존경을 표하는 관례를 따라 예수님께 가장 큰 존경과 영광을 돌린 것입니다. 그녀는 자기 소유 중에서 가장 값비싸고 소중한 것일지도 모르는 향유 옥합을 깨뜨려 주님께 바름으로써 주님을 향한 진정한 희생과 사랑과 감사의 표현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행위를 자신의 장사를 위한 것이라고 자신의 죽음과 연관 시키셨습니다. 

이 말씀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무명의 여인은 최고의 향유로 예수님의 머리에 붓고 있는데 반해, 제자들 중 하나는 돈을 받고 스승을 팔 모의를 꾸미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자는 충격 요법을 써 독자들로 하여금 두 사람을 비교하게 하여 강한 인상을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체포 당하기 전에 주변에는 제자들이 참 많았습니다. 열두 제자는 물론 70인 제자들도 있었고 기타 수 많은 제자들과 인파들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병이어의 기적은 물론 주님께로 가면 못 고치는 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내노라는 율법학자인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 그리고 권세를 등에 업은 바리새인들과의 논쟁에서 단 한번도 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주님의 인기가 날마다 천정을 쳤던 것이지요.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은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자들마저도 무언가 얻으려고 자리다툼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는 베드로의 고백을 들은 후부터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올라가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틈만 나면 제자들에게 말씀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주변에 그렇게 많은 제자들이 있었건만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그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고 주님의 장례를 준비한 사람이 옥합을 깬 여인이었습니다.

옥합을 깨뜨리는 것은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바로 자신을 주님께드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주님께 드림은 무엇일까요? 자기 자신은 낮추고 주님만을 높이는 것입니다. 

주님은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주님만을 높이는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십니다. 

야고보서 4장 10절에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우리 한국교회사에서 섬김의 본을 보인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마부 이자익을 섬긴 조덕삼 장로” 책 참조)

지금도 수많은 한국기독교 성지순례자들이 찾는 교회가 있습니다.

전북 김제에 있는 금산교회인데 이 교회는 ‘ㄱ’자 교회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한옥 예배당 모습이 ‘ㄱ’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1904년 봄 말을 타고 전주에서 정읍을 왕래하며 복음을 전하던 테이트(최의덕 1862-1929)선교사는 오가는 길 중간 지점인 김제 용화마을에 머물곤 했습니다.

어느 날 테이트 선교사는 용화마을에서 제일 큰 부자였던 조덕삼의 집 마방에 말을 맡기고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테이트 선교사를 지켜봐 왔던 조덕삼은 어느날 선교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살기 좋다는 당신네 나라를 포기하고 왜 이 가난한 조선 땅에 왔는가?“

그러자 테이트 선교사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당시 보수적인 유교사상이 투철했던 조덕삼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말이었습니다.

이후 조덕삼은 자신의 집 사랑채를 내어주어 예배를 보도록 했습니다. 이것이 금산교회의 출발입니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 더욱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덕삼의 집에는 머슴 겸 마부로 일하던 이자익이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경남 남해출신으로 6세 때 부모를 여의고 굶주림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고향인 남해를 떠나 곡창지대인 김제까지 왔습니다.

첫눈에 그를 불쌍히 여긴 조덕삼이 그를 거둬 머슴 겸 마부로 고용했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공부를 전혀 하지 못한 이자익은 어깨너머로 천자문을 배웠고 곧 천자문을 줄줄 외웠습니다.

그를 지켜본 조덕삼은 비록 자신의 머슴이었지만 아들(조용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신앙생활도 같이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조덕삼과 이자익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몇 년 지나 두 사람 모두 집사를 거쳐 영수(장로보다 낮은 직분으로 교회의 행정과 설교를 맡아서 하는 직책)가 되어 있을 때인 1907년 금산교회는 장로 장립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조덕삼과 이자익 두 사람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신분질서가 명백했던 시절이었는데 주인과 머슴이 경쟁상대가 된 것입니다.

투표 결과는 더욱 놀라웠습니다.

머슴 이자익이 주인 조덕삼을 누르고 장로로 선출된 것입니다. 성도들도 놀랐습니다.

그런데 조덕삼 영수에게서 더욱 놀라운 인사말을 했습니다.

 "우리 금산교회 성도님들은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해냈습니다. 저희 집에서 일하는 이자익 영수는 저보다 신앙의 열의가 훨씬 높습니다. 그를 장로로 뽑아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자신을 누르고 장로로 먼저 피택된 머슴을 조금도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장로가 된 이자익이 테이트 선교사를 대신해 교회 강단에서 설교할 때면 조덕삼은 교회 바닥에 꿇어 앉아 그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이자익이 조덕삼을 주인으로 깎듯이 섬겼습니다.

조덕삼은 자신의 머슴을 장로로 섬겼을 뿐 아니라 그가 평양에서 신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추천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조덕삼은 그로부터 3년 뒤 비로소 장로가 되었습니다.

조덕삼장로는 교회를 신축할 수 있도록 자신의 땅을 헌납했습니다. 교회는 한옥으로 ㄱ자 모양으로 지어졌습니다.

ㄱ자 중심에 강대상이 마련되었고, 양 날개 부분에 남자와 여자 성도들을 따로 앉도록 했습니다.

출입문도 양쪽으로 냈습니다. 예배 도중 남녀가 얼굴을 서로 바라볼 수 없도록 중간에 휘장을 쳤습니다.

강단 뒤쪽에 목사들이 출입하던 작고 낮은 쪽문은 '겸손'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줬습니다.

테이트 선교사는 교회에 들러 이 쪽문을 드나들 때면 늘 "주께서 겸손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습니다.

이 ㄱ자교회는 전북문화재 제136호입니다. 교회구조와 배치가 한국 전통사회의 남녀 구분이라는 과제를 해결한 것과 함께 지주와 머슴의 신분질서를 뛰어 넘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자익은 주인 조덕삼장로의 배려로 훗날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어 1915년 금산교회 2대 목사로 부임했습니다.

이자익을 담임목사로 적극적으로 청빙한 사람이 조덕삼 장로였습니다.

조덕삼은 이자익을 담임목사로 깎듯이 예우했고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이자익 역시 사랑으로 성도들을 돌봤고, 교단에서 세번씩이나 총회장을 지내는 한국교회사의 거목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전북 김제 금산교회는 순례객들로 붐빕니다. 한옥 ㄱ자 형태가 그대로 보존돼 있는 모습과 함께 믿음의 선조들이 꽃피운 아름다운 신앙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산교회는 100여년 전에 남녀, 양반과 머슴으로 구분 짓던 신분질서 시대에 참된 소통과 섬김, 평등, 인권 같은 기독교적 가치와 사랑을 실천한 모범적인 역사와 사례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겸손히 낮은 마음으로 예수 이름의 영광을 나타낼 수 있는 삶. 기쁨으로 섬길 수 있는 삶이 되시기시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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