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 - 두번째 대화

두 번째 대화

로렌스 형제는 언제나 자기를 인도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밖의 어떤 이해타산에 의해서도 결코 영향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심지어 그가 구원을 받기 이전에도 똑같았다. 그는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어떤 사소한 허드렛일이라도 즐겨하곤 했다. 그는 자기가 엄청난 부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것이 하나님으로 부터의 어떤 선물이라기 보다는 오직 하나님 자신만을 구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믿었다. 하나님의 선물보다는 하나님 자신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그는 믿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선물보다는 선물 너머의 것을 선택하면서 하나님 자신을 좀더 알게 되기를 갈망했다. 어떤 때는 정해진 보수조차도 받지 않을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는 그럼으로써 오직 하나님 자신만을 위하여 뭔가를 한다는 그 즐거움을 누리고자 했던 것이다.

로렌스 형제는 구원의 확신이 없어서 몇 년 동안 흔들린 척이 있었다. 그때에도 그는 자신은 주님을 사랑하기에 그리스도인임에 분명하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구원에 대한 확신이야 있든 없든 주님을 사랑하는 일 만큼은 쉬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그는 범사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할 수 있다는 소박한 기쁨을 누리곤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확신 없음은 머잖아 사라지게 된다)

이후로 그는 단순히 천국이냐 지옥이냐 하는 생각 속에 거하지 않았다. 그의 삶은 자유와 기쁨이 충만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죄를 하나님 앞에 들어 올려 보이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에게 얼마나 격에 맞지 않고 과분한 것인지를 고백하곤 했다. 주님은 계속하여 그를 축복하셨다. 그분은 어떤 때는 아예 그를 데려다가 당신의 하늘 뜰 안에 두시고서 당신의 그 작은 종을 친히 영화롭게 해주고 싶어하시는 것 같기까지 할정도였다.

하나님과의 계속적인 대화의 습관에 길들여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그분께 말씀드리려 하는 얼마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초기의 로렌스 형제의 생각이었다. 일단 얼마간 조심스럽게 실행을 해본 이후부터 그 모든 과정은 훨씬 쉬워졌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를 거듭 새롭게 하셨던 것이다.

선행을 하려는 뜻이 생길 때마다 그는 언제나 하나님께 이렇게 의뢰하며 나아갔다. “주님， 주님께서 도우시지 않는다면 정말이지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즉시 그에게 충분한 힘을 부어주셨다.

죄를 지을 때면 그는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했다. “주님 없이는 저는 결코 이보다 더 나아질 수 없습니다. 저를 넘어지지 않게 지켜주시고 이 행한 죄로부터 돌이켜주옵소서.” 그리고 나서는 그 죄에 대하여 더 이상 죄책감을느끼지 않았다.

로렌스 형제는 말하기를 자기는 기도할 때 하나님께 아주 단순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건대 하나님은한번도 그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었다.

부르고뉴(Burgundy) 지방에 들어가 수도원에 필요한 물품들을 장만해오는 일이 로렌스 형제에게 주어진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었다. 처음엔 그 일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우선 그는 업무에 수완이 없었다. 또한 그는 한쪽 다리를 절었기 때문에 보트 위를 걸을 때면 곧잘 넘어지곤 했다. 그러나 업무상의 어색함도 신체적인 어려움도 그에게는 고민거리가 되지 못했다. 그는 단순히 하나님께 그것이 하나님의 일임을 말씀드렸다. 이후로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것을 그는 보았다.

그가 일하고 있던 수도원의 주방에서도 매사는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되었다. 맨 처음엔 주방 일을 몹시 싫어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15년이 넘는 동안을 거기서 보내면서 정차 그 일을 솜씨 있게 감당해내는 법을 터득해갔다. 그 모든 원인을 그는 오직 범사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하려는 마음 덕분으로 돌리곤 했다. 물론 일을 하면서 그는 시시때때로 할 수 있는 한 자주 은혜를 구하였다.

그는 자기가 지금은 신발 수선실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그 일이 마음에 쏙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디서 무슨 일을 하게 되더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작은 일에 임할 수 있다는 게 늘 기쁨 뿐이라고 했다.

로렌스 형제는 자신이 죄들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 때문에 절대로 놀라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그러면 그렇지 이게 나인걸 내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일이지”라고 말하곤 했다 그는 하나님께 애걸하거나 변명하는 법이 없이 그저 단순히 자신의 죄를 그분께 자백했다. 그러고 나서는 몸에 밴 그 사랑과 경배의 행위를 다시금 평화롭게 재개할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자신이 죄를 짓지 않을 때면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왜냐하면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이 자신을 죄에서 지켜 줄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혹 일이 생겨 마음이 어지러워지기라도 하면 그는 절대 그것을 가지고 사람에게 나아가지 않았다. 하나님이 곁에 계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았기에 그는 바깥에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건간에 믿음의 빛 가운데를 걸어서 하나님의 사랑 속에 자신을 푹 잠기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면 그는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다시금 자신이 발견되는것을느꼈다.

그는 종종 생각이 모든 일을 망쳐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악이란 대개 생각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로렌스형제의 말에 의하면 우리는 우리를 주님을 섬기는 일로부터 벗어나게 하거나 우리의 구원을 천한 것으로 손상시키려 드는 생각들이라면 어떤 것이든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마음이 그런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과의 다정한 대화를 맛볼 수 있다. 로렌스 형제는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얘기했다. 구원받은 지 얼마 안되었을 때 그는 종종 온 기도시간을 그런 잡념들을 떨치는 일에 다 보내놓고도 이내 다시 그런 생각들 속으로 빠져 들어가곤 했었던 것이다.

그는 지식에서 나오는 행동과 의지에서 나오는 행동과의 사이에는 분명한 구분선이 그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는 하나도 중요한 것이 아니며 오직 후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참으로 힘써야 할 모든 것은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 안에서 기뻐하는 것이다. 그는 이토록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아무리 선행을 많이 한다 해도 그것이 단 하나의 죄도 지워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하나님은 종종 가장 큰 죄인을 택하사 가장 큰 은혜를 받게 하신다. 그로써 그분의 선하심이 보다 극적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피만이 우리를 죄에서 깨끗하게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고자 힘써야만 하는 것이다. 로렌스 형제는 말하기를 자기는 주님을 위하여 작은 일을 행하는 데 마음을 쏟았노라고 했다. 자기는 큰 일은 할 수 없는 자라는 것이다. 이후로 주께서 뜻하신 것이면 무슨일이든 그에게 일어날 수 있었고, 그는 아예 그런 문제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요컨대 그는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고 오직 모든 것을 거저 주시는 하나님께 구하였다. 다만 자기가 하나님을 거스르지나 않을까 하여 그것만이 늘 조심스러웠을 뿐이다.